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라는 거장의 이름을 보고 선택한 애니메이션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 작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내 감상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석이랍시고 장황하게 늘어놓은 갔다 붙이기 식에 진절머리가 난다.
주식판에서 했제 그랬제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처음 시작을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출발하며
여자 주인공 소피와 남자 주인공 하울이 만나는 등장씬에서 여심을 자극하는 감성을 순식간에
분출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직후에는 소피가 하울이 등장하면서 하울은 마법을 구사하고
검정 타이어맨들이 추격하는 장면은 판타지적인 요소와 하늘을 걷는 장면에 깔리는 bgm은
인상 깊은 시작을 알린다.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켜 놨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딱 여기까지만 보면 좋을 것 같다.
극 초반 황야의 마녀가 소피를 할머니로 만들 때에도 말이다.
소피는 할머니가 돼서도 그녀의 대응은 너무나도 차분하고 이성적이다.
누군가는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리뷰를 했는데 합리적이라는 단어에 차분하고
이성적이라는 뜻을 내포하지는 않는다. 합리적이라는 단어는 옳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저 상황에서 차분할 수가 있지...?
여기서부터 괴리감이 들기 시작한다.
소피는 할머니가 된 후에 이 모습으로는 거처에 있을 수 없다는 당위성으로
마을을 벗어나며 무지성으로 어디론가 향하는데 이 과정에서
허수아비(무 대가리)를 구해주는데 허수아비는 고마움의 표시로 지팡이를 선물해 준다.
난 이 지팡이에 뭔가 특수한 능력이 있지 않을까? 지팡이 생김새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데
일반적인 생김새 같지는 않아 보여서 봤지만 결론적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이 움직이는 허수아비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 소피는 위에 시작부터 하늘을 걷고
더 한 것을 했으니 이런 판타지적 요소들을 시청자로 하여금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게 만든다.
이어서 허수아비에게 이왕이면 하룻밤 묵을 곳도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허수아비는 돌아서며 자기 갈길을 가는 듯 보이고
소피는 "나이 들면 나쁜 꾀가 붙는 것 같아."라고 혼잣말을 하는데
나이가 들면 오히려 무모한 욕심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이런 혼잣말을 집어넣은 것은 겉모습은 늙은 이지만 주인공 소피의 마음은
젊다는 것을 반증하는 의미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 모습이 젊은 주인공이었으니 말이다.
허수아비(무대 가리)는 결국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안내해 준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처음 만난 게 불 (캘시퍼)이다. 두 번째로는 어린 제자 마르클
마지막으로 하울까지 만나는데 남의 집에 정체 모를 사람이 와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손님 대접을 한다. 한술 더 떠서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데
자연스럽게 자신을 이제부터 이 집에 청소부라고 하며 더러운 하울의 움직이는 성 내부를 청소한다.
욕실을 청소하다가 선반을 만져서 주술을 엉망이 됐다며
하울은 머리색이 변해서 소피에게 따지듯 달려오는데
소피는 "아름답지 않으면 살아갈 이유가 없는 거야" 시전
몸에 깃든 어둠의 정령 소환하고 녹색 점액질을 뿜는데
소피와 마르클의 도움으로 하울은 원래대로 되돌아온다.
사실 하울은 쫄보라서 가명을 쓰는데 국왕의 호출로 국왕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
소피를 하울에 엄마라고 해서 쫄보라고 전달해 주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반지를 준다.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
소피가 하울을 대신해서 국왕을 만나러 가는 길에
(개 한 마리 나오는데 이 놈은 소피 또는 마르클이겠구나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황야의 마녀도 만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나누고
계단을 오르는데 황야의 마녀는 땀을 비 오듯이 흘리는 데 더러워 보였다.
뭔가 계단에 마력을 흡수하는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계단을 다 오르고 나서의 황야의 마녀는 작아져있게 묘사했다.
마력은 강한 존재이지만 체력은 약한 존재라는 건가?
여기서 반전을 주는데
개(하울 또는 마르클)가 노랑머리 사람 또 변장했나 싶었는데
그냥 개는 개였고 노랑머리 사람은 노랑머리 사람이었다.
그리고 최종 빌런일 것이라고 예상된 존재가 황야의 마녀가 마력을 빼앗기고
설리먼과 소피는 조우하고
소피는 설리먼에게 자기주장을 펼치는데
그때 순간적으로 늙인이에서 원래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오는 연출을 한다.
이어서
국왕이 등장하고
국왕은 설리만을 등지고 소피를 쳐다보며
"적의 폭탄을 맞지 않아 그 대신 주변 마을에 떨어지는 거다."
(전쟁이 나도 이곳만은 안전하다, 왕의 선택만으로 쉽게 백성들과 그 주변은 큰 상처와 피해를 입는다.
전쟁에 대한 메시지와 주제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이걸 확신하는 대목은 이후에도 느껴진다.)
진짜 국왕이 나오고 가짜 국왕이란 걸 눈치챈 설리만은 마법을 발동시키는데
이때 연출해 내는 장면에 bgm이 함께 깔리는데 영상미가 참 볼만했다.
그런데 이후에 당황스러운 장면은 갑작스럽게 비행기를 운전한다거나
하울이야 마법사라 그럴 수 있다고 치는데 소피우는...?
쭉 내용이 이어지면서 은근슬쩍 황야의 마녀, 설리만의 개도
동료가 되는데 황야의 마녀는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폐급 행동을 한다.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서도 설리만은 하울을 찾기 위해 추격해 오는데
황야의 마녀의 고무인간이었던 자들이 은근슬쩍 자연스레 설리만의 부하처럼 묘사되어 있다.
(황야의 마녀의 마력을 빼앗은 데에 있어서 그것을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봤지만)
전쟁통에서도 황야의 마녀는 하울의 심장을 차지하기 위한 행위를 하는데
그때 소피가 물을 뿌려버려 캘시퍼 불씨가 죽어간다. 그 말인 즉
하울의 심장이 멈춰 하울도 죽어간다는 것인데
소피는 죽어가는 불 씨 캘시퍼를 하울 심장에 불어넣어 살려내고
허수아비(무대 가리)는 키스로 저주에서 풀려난다.
이 허수아비(무 대가리)는 정체는 이웃 나라 왕자였고
캘시퍼의 계약은 만료되어 캘시퍼는 자유를 찾게 되고 하울도 되살아난다.
설리만은 해피앤딩으로 끝났다며 이 바보 같은 전쟁을 끝내도록 하자고 한다.
마지막 장면으로는 자유를 되찾았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구동되는 것을 보면
자유를 찾은 캘시퍼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유추한 내용을 확인하는데 실제로 캘시퍼도 함께 탑승하고 있다는 것을 묘사했다.
캘시퍼, 황야의 마녀, 설리먼의 개, 어린 제자 마이클, 소피, 하울
이렇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저 멀리 날아가며 떠나면서 끝난다.
황야의 마녀는 왜 데리고 가는 거지...???? 소피를 늙은이로 만들었는데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허수아비는 이웃 나라 왕자로 탈바꿈하고 떠날 때 유리구슬에 보이는 장면으로는
스카이 콩콩을 하는데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긴장감 없이 특유의 평온한 분위기는 설리먼이 나오기까지 계속해서 진행된다.
생각해 보면 그 긴장감은 설리먼이 나올 때뿐이다.
어떤 씬에서도 긴박한 분위기는 잘 전달되지 않았다.
분명히 상황은 급박하기 그지없는데 등장하는 인물들과 분위기는 평온하다랄까?
여기서 오는 괴리감은 오롯이 보는 이가 감당해야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늙은이로 변한 소피는 당연하다는듯한 태도,
황야의 마녀는 하울의 심장을 왜 갖고 싶어 했으며 왜 소피에게 저주를 걸었으며,
하울과 소피에 감정선은 그래 그러려니 하겠는데
마르클이 소피에게 느끼는 감정선을 전혀 공감할 수 없었고
기승전결과도 같은 짜임새는 찾아볼 수도 없고
전쟁은 황급히 응 그만해야겠다. 해버리고 끝나고
보고 나서도 무슨 내용인지 설명이 안 된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서사 개연성과 인과관계 당위성 어느 하나 납득이 가게 똑 부러지게 맞아떨어지는 게 없었다.
보는 내내 이거 도대체 스토리를 어떻게 끝내려고 이렇게 진행하는 것인가라는 의문과 걱정을 하며
본 애니메이션 영화다.
명작이라고? 나에겐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물론 나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나서 해석을 충분히 많은 양을 찾아봤지만
확대해석과 과대해석만 남은 거품 낀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식시장 햇제 그랫제 한편
한국에서는 2004년도 개봉인데 2023년 지금에 와서 처음 봤는데도
영상미는 단연 탑이 맞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은 그래도 꾸준히 보고 있는 편이다.
다음 행선지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될 것 같다. (그 당시에 보긴 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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