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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타구치 토모히사 감독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분석

by Freedom Man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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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치 토모히사 감독 /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The Tunnel to Summer, the Exit of Goodbyes)

 

오늘은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The Tunnel to Summer, the Exit of Goodbyes) 감상문을 쓴다.

추천으로 보게 된 애니메이션 영화로 감독이 누구인지, 어떤 내용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청을 했다.

타구치 토모히사 감독인데 포털 사이트에 얼굴이 올라와있질 않는구나.

 

터널 안에서의 시간 10초, 현실 세계에서 6시간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우라시마 터널'이라는 판타지 배경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판타지 세계관은 거들뿐이라는 게 내 평가인데 그러하기에 오히려 좋았던 작품이다.

판타지 배경의 세계관에 멜로, 로맨스를 얹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감정의 표현들을 잘 묘사했다.

 

작품의 시작과 스토리의 서사를 OST를 통해서 제대로 깔아 두며 만들고 시작을 한다.

'참 편하게 시작하는구나.' 싶으면서도 영리한 연출의 배치라고 생각한다.

OST에 서사의 노랫말과 멜로디가 주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너무나도 타당하게 들려왔다. 

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OST가 너무 잘 뽑혔다.

 

남자 주인공 - 토오노 카오루, 여자 주인공 - 하나시로 안즈

 

이들의 첫 만남은 강렬하기보다는 너무나도 덤덤했다.

남자 주인공의 성격도 덤덤하고 여자 주인공의 성격도 덤덤했다. 그들은 묘하게 닮아 있었고

이러한 연출 기법으로 인해서 만들어 가는 서사의 시작을 알리는 첫 만남이 내게도 무던하게 잘 스며들게 하고 있었다.

 

무덤덤해 보였던 여자 주인공은 전학을 오게 되는데 반에 시비를 거는 동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려 하자 초장에 제압하는 연출도 사이다였다.

(폭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비를 걸면 그의 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감독의 이런 연출은 감독이 평소 생각하는 가치관을 읽어 낼 수 있어서 재밌는 부분이다.

최근 본 암덩어리와도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기억에서 사라졌다.

 

타구치 토모히사 감독 /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The Tunnel to Summer, the Exit of Goodbyes)

 

알콩 중독에 폭력적으로 묘사된 남자 주인공 아빠와 토오노 카오루(남주) 

그러한 아빠에게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고 도망치는 모습을 연출하는데

이전에 하나시로 안즈(여주)가 사이다처럼 제압하는 모습에 놀란듯한 모습을 보인다.

(왜...? 나와 비슷한 듯 보였든 그녀의 행동이 용기 있어 보이고 멋있어 보였던 것이다.) 

 

우라시마 터널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이 터널을 매개체로 급속도로 친해지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그 과정의 어색함이 없다.

그리고 판타지의 배경과 일상의 배경의 비율 또한 잘 조율해서 연출했다. 판타지에 치중되지 않고

일상에 비율을 높여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담아서 연출을 잘했다고 보인다. (판타지는 거들뿐)

친해지는 과정에서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보며 진심으로 큰 웃음을 짓는다.

(남주와 여주에게서 느껴지는 덤덤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언제 마지막으로

이렇게 큰 웃음을 지어봤던가? 란 생각이 드는 연출이었다.)

친구에서 점점 연인으로의 발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기쁨이라는 감정의 표현을 잘 녹여냈다.

 

이들은 공동전선을 펼친다고 했으나 하나시로 안즈에게는 불확실해 보이지만 만화가라는 확실한 꿈이 있었고

어떠한 꿈도 없었던 토오노 카오루는 공동전선을 깨고 죽은 동생을 살리고자 우라시마 터널을 건너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핸드폰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시공간을 넘어선 그 공간에도 똑같이 남자 주인공에게는

핸드폰이 있다.

내가 볼 땐 이 과정에서의 설정으로는 핸드폰을 버리지 말았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우라시마 터널을 건너기 전 세계와의 연결되는 매개체니까 말이다.

잠깐 남자주인공은 카렌이 살아있는 세계로 건너가지만 카렌은 마치 다시 떠날 것을 아는 듯이

오빠를 보내준다. "오빠, 사랑해"라는 말과 함께

차원의 문 밖을 나서는데 '다녀오겠습니다'를 외치는데 스즈메의 문단속에 다녀오겠습니다를 따라한 건지...ㅎㅎ

 

마지막에서

토오노 카오루가 사라졌을 때 하나시로 안즈는 세월이 흘러 첫 만남의 장소에 가고

덤덤하기만해 보였던 그녀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 연출 또한 그러하지 않을 것 같은 그녀가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좋아했던 감정의 억눌려있던 울음이 터지는 표현력을 연출한다.

 

타구치 토모히사 이 사람 작품을 보고 있자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을 답습했다는 게 보인다.

(비단 신카이 마코토 감독뿐은 아니겠지만)

 

그리고 시공간을 초월해서 핸드폰이 제 기능을 하는 것은 애교로 넘어가자.

판타지의 세계관 = 무적 치트키가 아니지만...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의 억지 설정은 아니니까

 

타구치 토모히사 감독 /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The Tunnel to Summer, the Exit of Goodbyes)

 

첫 만남에서 건넸던 우산을 돌려주며 막을 내리는 것도 의미부여와 노림수의 연출도 뻔히 보이지만

정석적이고도 나무랄 것이 없다.  (아는 맛이 무서운 법이듯)

 

엔딩 ost 흘러나오면서 그동안의 스토리의 서사를 잘 마무리해 준다. ost 안목이 참 좋은 감독이다.

 

22년도 작품치고는 사실 영상미 부분에서는 비교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너무 고퀄리티의 영상미를 연출한 언어의 정원을 보고야 말아서

마치 대학교를 졸업하고 석사, 박사 과정까지 수료한 작품이 언어의 정원이라면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이 작품은... 고등학교 졸업정도...?

(비교대상을 너무 강한 상대를 데려왔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피어오르기 전 좋아하는 감정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까지

그 과정을 연출하고 그 감정에서 겪을 수 있는 기쁨, 슬픔등을 잘 표현했다.

설레거나 그런 감정 묘사는 없었다. 의도적으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

설레는 감정의 묘사를 배제한 것인지

캐릭터들이 덤덤하다고 해도 그 안에 설렘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감정 묘사의 표현 연출에 있어서 디테일이 떨어진 것인지 의도한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작품에는 인지적 감성을 자극하는 모먼트가 많았다. 정서적 감성까지 자극하는 게 최고인데

감독의 MBTI는 아마 T가 아닐까 추측된다.

 

 

23/11/09 네이버 기준 /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영상미 31%라고 되어있는데 응 아니야...

OST 좋은 거 맞고 연출은 위에서 말한 포인트들 감상할 줄 알면 잘했다고 할 것이다.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제법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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